
솔직히 저는 건강 정보를 접할 때마다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어떤 음식이 좋다는 정보가 계속 바뀌고, 운동법도 새로운 방법이 끊임없이 등장하니까요. 그런데 최근 건강 수명을 늘리는 핵심 원칙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서, 생각보다 단순한 세 가지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수면, 식사 시간, 그리고 운동입니다. 일반적으로 무엇을 먹느냐가 건강에 가장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수면이 운동보다 중요한 이유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 잠을 제대로 못 잔 날에는 집중력도 떨어지고 몸도 쉽게 피곤해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피곤함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수면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우리 몸의 기본 상태는 깨어있는 것이 아니라 자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기본 상태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원래 상태를 의미합니다. 자다가 배고프거나 필요한 일이 있어서 깨는 것이지, 깨어있다가 피곤해서 잠깐 자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4시간이나 5시간 수면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4시간 수면을 자랑했던 영국 대처 총리와 미국 레이건 대통령 모두 나중에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았습니다. 수면 부족과 치매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확실한 사례죠. 더 놀라운 건 서머타임 제도를 통한 연구 결과입니다. 전 세계 70개 국가에서 시행하는 서머타임 시작일, 즉 국민 전체가 1시간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 다음날 심장마비 발병률이 24%나 증가합니다(출처: 미국심장학회). 반대로 서머타임 해제 후에는 21% 감소하고요. 1시간 차이만으로도 이 정도 영향이 있다는 겁니다.
자는 동안 우리 뇌에서는 글림파틱 시스템(glymphatic system)이라는 청소 과정이 일어납니다. 글림파틱 시스템이란 뇌척수액이 뇌 전체를 순환하며 노폐물을 씻어내는 뇌의 청소 시스템을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교세포(glial cell)가 자신의 부피를 절반 가까이 줄이면서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으로 뇌척수액이 흘러들어와 하루 동안 쌓인 노폐물을 씻어냅니다. 이게 제대로 작동하려면 최소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이 필요합니다.
수면 부족은 면역력 저하, 암 유발 위험 증가,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집니다. 제 주변에도 수면 시간을 깎으면서 일하던 분이 건강 검진에서 이상 수치를 받고 나서야 수면의 중요성을 깨달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언제 먹느냐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은 음식을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제 경험상 식사 시간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커피가 좋다는 연구와 나쁘다는 연구가 동시에 존재하고, 마늘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음식과 건강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특정 음식을 오랫동안 먹였을 때 암이 발생하는지 확인하려면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해야 하는데, 윤리적으로 불가능하죠. 그래서 대부분 설문조사를 통한 관찰 연구에 의존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컴파운딩 이펙트(compounding effect)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컴파운딩 이펙트란 하나의 요인이 다른 여러 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2017년 하버드 대학 연구에서 붉은 고기가 대장암 유발률을 17% 증가시킨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붉은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은 와인도 많이 마시고 채소는 덜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17% 증가가 붉은 고기 때문인지, 채소 부족 때문인지, 와인 때문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거죠. 흡연과 폐암의 관계가 확실하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유발률이 1,000~2,500%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17%는 통계적 오차 범위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혈당 관리입니다. 액상과당, 트랜스지방, 과도한 설탕 섭취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명확한 과학적 근거가 있습니다(출처: 대한당뇨병학회). 중요한 건 식후 혈당 피크(postprandial glucose spike)가 얼마나 급격하게 올라가는가입니다. 혈당 피크란 식사 후 혈당이 최고치에 도달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저는 식사 순서를 바꿔봤습니다. 채소를 먼저 먹고, 단백질과 지방을 먹고, 마지막에 탄수화물을 먹는 방식이죠. 이렇게 하면 같은 양을 먹어도 혈당 상승 속도가 훨씬 완만해집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식사 시간입니다. 잠자기 4
6시간 전에 식사를 마쳐야 합니다. 저녁 6시에 식사를 끝내고 밤 11시에 잠들면, 16
17시간의 공복 시간이 생깁니다.
이 공복 시간 동안 세포 자가포식(autophagy)이 일어납니다. 세포 자가포식이란 우리 몸이 에너지원을 외부에서 공급받지 못할 때 낡은 세포를 스스로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때 우리 몸은 똑똑하게도 노화된 세포, 기능이 떨어진 세포를 우선적으로 분해합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12시간 공복만으로도 자가포식이 시작되지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36시간이 필요합니다.
존투 트레이닝으로 미토콘드리아 강화하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운동의 효과가 단순히 칼로리 소모나 근육 증가가 아니라 세포 단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라는 사실 말입니다. 특히 존 투 트레이닝(Zone 2 Training)은 제가 직접 경험해본 결과 체력 향상에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존 투 트레이닝은 젖산 역치(lactate threshold)를 유지하는 운동입니다. 젖산 역치란 운동 강도가 높아지면서 젖산이 축적되기 시작하는 지점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최대 심박수의 65
70% 수준에서 운동하는 것이죠. 최대 심박수는 220에서 나이를 뺀 값입니다. 50세라면 170이 최대 심박수이고, 여기에 0.65를 곱하면 약 110
120 정도가 존 투 운동 시 목표 심박수가 됩니다.
이 강도로 30~40분 이상 운동하면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의 숫자가 늘어나고 기능이 향상됩니다. 미토콘드리아란 세포 내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소기관으로, 우리 몸의 발전소 역할을 합니다. 미토콘드리아가 건강해야 피로가 덜하고, 노화가 느리게 진행됩니다. 실제로 건강 수명과 미토콘드리아 기능은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존 투 트레이닝을 하려면 실시간으로 심박수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합니다. 스마트워치나 헬스 밴드를 착용하고, 심박수를 보면서 강도를 조절하는 거죠. 운동을 안 하시던 분은 빨리 걷기만 해도 목표 심박수에 도달하고, 운동을 하시던 분은 천천히 달리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제가 2개월 정도 꾸준히 해본 결과, 같은 강도의 운동을 해도 심박수가 예전보다 낮게 유지되었습니다. 이는 심폐 기능이 향상되었다는 증거죠. 운동 후 회복도 빨라졌고, 일상생활에서 피로를 덜 느끼게 되었습니다.
존 투 트레이닝의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최대 심박수의 65~70% 강도 유지
- 30~40분 이상 지속
- 일주일에 3~4회 실시
- 심박수 모니터링 장비 활용
운동 마지막 5분 정도는 강도를 높여서 심박수를 올려주면 더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하면 미토콘드리아가 다양한 강도에 적응하게 됩니다.
건강 수명을 늘리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7~8시간 충분히 자고, 저녁 6시 이전에 식사를 마치고, 규칙적으로 존 투 트레이닝을 하는 것. 이 세 가지만 지켜도 건강 수명은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무엇을 먹느냐보다 언제 먹느냐가 중요하고, 운동은 강도보다 심박수 관리가 핵심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 원칙들을 실천하면서 체지방률이 내려가고 체력이 좋아지는 걸 직접 경험했습니다.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